학술자료

중국의 동북공정과 우리 교민의 역사 인식

이주엽 (토론토대 강사)

 

동북공정은 중국의 우리 역사 빼앗기 연구 사업

동북공정 (東北工程: The Northeast Project)이란 ‘중국의 고구려사 빼앗기 사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중국 정부의 만주 지역 연구 사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사회과학원과 중국 동북3성 학자들이 공동으로 2002년부터5년간 진행한 만주 지역의 역사, 지리 등의 연구 프로젝트로서 사실상 고구려사를 포함하여 만주 지역에서 전개된 고조선사, 발해사 등 우리 민족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는 것을 그 목표로 삼았다.

동북공정의 주장과 의도가 2003년 언론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이후 우리 국민은 요즘 사드 (THAAD: 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 내에서 형성된 반한감정보다 더 강하고 뿌리깊은 반중감정을 갖게 되었고, 중국을 우리 역사를 도둑질하는 몰염치한 나라로 여기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2007년 이후 동북공정을 공식적으로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동북공정은 현재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는 아주 중대한 해결 과제이다. 왜냐하면 동북공정의 주장과 그것의 배경이 되는 중국의 국수주의적 역사관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수주의적 역사 인식이 동북공정의 배경

지난 4월 초 중국의 국가주석 습근평 (習近平: 시진핑)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사실 한국/북한은 중국의 일부였다 (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라고 발언하였다. 이는 입이 가벼운 트럼프가 외교 관례를 깨고 언론에 공개하는 바람에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처럼 이웃 나라를 무시하는 중국 지도자의 발언에 그리 놀랄 필요가 없다. 애석하게도 “한국은 과거 중국의 일부 혹은 속국이었다”라고 믿는 것이 중국인 대부분의 속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토론토대학 박사과정 중 만난 중국인 학생들로부터 “한국은 백 년 전까지도 우리의 조공국이었지?” 혹은 “일본과 한국은 오래 전 중국인이 건너가서 세운 나라들이다”와 같은 말들을 종종 들었다.  사실 유튜브에는 이러한 내용의 댓글들이 한국 관련 영상물들에 수도 없이 달리고 있다. 이들 중 “한국 문화의 원류는 중국 문화이다”라는 표현은 점잖은 주장에 속한다.

우리는 동북공정을 단순히 중국 정부 주도의 연구 프로젝트로만 보아선 아니 된다. 보다 근본적으로 동북공정은 현재의 중국 영토 내에서 과거 활동했던 티베트족, 투르크족, 몽골족, 만주족 등 비(非)한족(漢族)의 역사를 모두 중국사의 일부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국수주의적 역사 정책의 일부이다. “한국은 과거 중국의 일부 혹은 속국이었다”라는 중국인의 그릇된 한국관도 이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중국이야말로 과거 북방 기마민족 국가들의 일부  

먼저 중국 국가주석 습근평의 망언에 대한 팩트 체크 (fact checking)를 해 보자.

지난 2천여 년간 우리 민족은 중국에 영토를 빼앗기거나 조공을 바친 적이 몇 차례 있었다. 예컨대 고조선이 기원전 108년 한나라 (206 BC–220 AD)에 멸망당한 후 한반도 서북부 지역는 수 세기간 중국의 지배하에 놓였었다. 조선 왕조는 명나라 (1368-1644 AD)에 조공을 바쳤다. (우리 민족이 과거 중국의 영향력 아래 몇 차례 놓였던 것은 그리 부끄러운 역사가 아니다. 인구와 영토 면에서 월등히 큰 나라들이 작은 나라들을 지배했던 것은 세계사에서 흔한 일이었다. 사실 우리는 지금 세계 최강국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 그런데 이로써 우리나라가 과거 중국의 일부 혹은 속국이었고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여과없이 말하면 오히려 중국이 지난2천여 년간 북방 기마민족들이 세운 여러 나라들의 속국으로 존재하였다.

고조선을 멸망시킨 한나라는 이에 앞서 흉노 유목제국에 오랜 시기 동안 공물을 바쳐야 했다. 한나라 멸망 후 4세기부터 중국의 북반부는 5호16국시대 (五胡十六國時代: 304–439 AD)와 남북조시대 (南北朝時代: 420–589 AD)에 흉노족, 선비족, 티베트족 등 외래 민족들이 세운 나라들의 지배를 받아야 했다. 이후 중국 전역을 통일한 수나라 (581–619 AD)와 당나라 (618–907 AD)는 사실 한화漢化된 선비족 (혹은 선비화된 한족)이 세운 나라들이었다. 당나라 멸망 이후 도래한 오대십국시대 (五代十國時代: 907–960 AD)에는 투르크계 왕조들이 북중국을 지배하였다. 중국의 한漢족은 송나라 (960–1279 AD)의 건국으로 오랜만에 옛 땅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송나라마저도 거란족의 요나라 (916–1125 AD)와 여진족 (훗날의 만주족)의 금나라 (1115–1234 AD)에 영토를 빼앗기고 공물을 바쳐야 했다. 이후 중국은 몽골제국에 편입되어 백여 년간 원나라 (1279–1368 AD)의 지배를 받았고 명나라 (1368-1644 AD) 시기 동안 “독립 상태”를 누리다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 (1636–1911 AD)에 다시 정복을 당하였다. 요컨대 중국이야말로 지난 2천여 년간 정말 오랜 시기 동안 외세의 지배와 영향 아래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선조들이 조공을 바치거나 종주국으로 섬겨야 했던 금나라, 원나라, 청나라 등은 중국 한족을 굴복시킨 북방 기마민족들이 세운 국가들이었다는 점이다. 1637년 남한산성에서 인조의 항복을 받아 낸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는 중국인이 아닌 만주족이었다. 조선을 제압한 이후 만주족은 중국 명나라를 정복했는데 그 과정에서 수 십 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을 학살하였다. 만주족의 청나라는 이후 만주족과 한족의 혼인을 금하는 정책이나 만주원류고 같은 역사서의 편찬을 통해 만주족의 정체성을 유지해 나가려 했다. 만주족의 지배를 받던 중국 한족은 1911년에 가서야 신해혁명을 통해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는데 이때 이들이 내세운 구호는 “멸만흥한 (滅滿興漢),” 즉 “만주족을 멸하고 중국 한족을 일으키자”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중국은 오랜 외세 지배의 역사를 감추고 포장하기 위해,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위에서 언급한 모든 북방 기마민족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둔갑시키고 있다. 특히 만주족의 귀속문제는 중국 역사학자들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만주족을 중국인으로 둔갑시켜야만 청나라의 중국 지배가 외세가 아닌 중국 왕조의 통치 과정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중국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펼치는 티베트족과 신강 위구르족에 대한 현대 중국의 지배가 오랜 역사적 현실이라는 억지 논리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과거 홍콩에서 제작된 영화들은 만주족을 이민족 악당들로 묘사하였지만 현 중국 정부 하에서 제작되는 드라마, 영화들은 만주족을 중화민족 영웅들로 묘사한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것인가?

우리 민족사의 원류인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더 넓게 보면 과거 중국을 지배했던 북방 기마민족들을 중국인으로 둔갑시키려는 거대한 역사 도둑질 프로젝트의 일부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북방 기마민족들에게 고개를 숙였던 것을 두고 “한국은 과거 중국의 일부 혹은 속국이었다”라고 주장하는 중국인의 논리는 따라서 대단한 자기기만이자 무지와 열등감의 발로인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중국의 국수주의적 역사관과 정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우리 한인들과 그 자녀들은 중국계 이웃이나 친구들과 접촉하며 어느 순간에는 중국인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먼저 동북공정 자체에 대해선 (굳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시시콜콜 맞대응할 필요없이) 다음과 같이 중국 학계의 논리적 모순을 지적해야 한다: “중국 왕조들이 펴낸 공식 정사(正史)들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를 결코 중국의 역사로 기술하지 않았다. 즉, 현대 중국인의 선조들은 만주 지역에서 전개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현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은 이러한 간단한 역사적 상식을 부정하고 있다.” (사실 우리 정부가 동북공정에 대응해 설립한 학술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 (옛 고구려연구재단)은 이러한 대응논리로 중국 정사 (正史)들에 실린 이민족 관련 기록들을 우리말로 번역해 “중국정사 외국전 역주” 시리즈로 발간하였다. 이는 아래의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http://contents.nahf.or.kr/item/item.do?itemId=jo

아울러 동북아역사재단은 동북공정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들은 아래의 사이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https://www.nahf.or.kr/gnb07/snb01.do (우리말)

http://contents.nahf.or.kr/english/item/level.do?levelId=iscd_002e (영문))

우리가 지적할 수 있는 중국 학계의 모순은 또 있다. 동북공정은 한반도 남부의 신라인, 백제인과 만주 지역의 부여인, 고구려인이 서로 (언어도) 다른 주민 집단이었고, 현대 한국인은 전자의 후예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반문해야 한다: “오히려 중국의 한족이야말로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북경, 상해, 광동 등지의 방언들을 사용하고, 심지어는 외형적 차이도 보이는데 어찌 하나의 민족으로 볼 수 있는가?”

둘째, 우리는 동북공정의 비판, 즉 고구려 역사의 방어에 그치지 말고 중국 학계의 북방 기마민족 역사 침탈 움직임 자체도 비판해야 한다. 중국 정사 (正史)들은 고구려, 발해와 마찬가지로 흉노족, 선비족, 거란족, 몽골족, 만주족 (옛 여진족) 등 북방 기마민족들도 이민족으로 기록하였다. 이들의 후예 혹은 친족 집단들은 오늘날의 몽골인, 카자흐인, 그리고 여러 퉁구스계 집단 (만주족, 이벵크족 등)들이다. 부계를 통해 유전되는 Y염색체의 돌연변이 분석에 따르면 이들과 중국 한족은 서로 상이한 부계 유전자 집단에 속한다. 이들의 주류는 하플로그룹 (동일 부계 유전자 집단) C2에 속하는 반면 중국 한족의 대다수는 하플로그룹 O3에 속한다. 중요하게도 이들은 중국 한족보다는 우리 민족과 더 가깝다. 특히 만주족은 중국 한족에게선 드물게 나타나는 하플로그룹 O2b와 C2를 우리 민족과 공유한다. (유전자 분석에 의하면 현대 동아시아인은 모두 아프리카에서 이주해 온 집단들의 후예이다. 그렇지만 세부적으로는 한국인, 중국 한족, 몽골인은 서로 다른 혈통 집단으로 구분된다. 한국인은 중국 한족과도 공통 조상을 공유하지만 이들보다는 만주족과 일본인과 더 가깝다. 현대 일본인의 70%는 고대 한반도 이주민의 후예이다). 오랜 기간 동안 서로 이웃으로 지낸 만주족과 한민족은 혈통적으로, 언어적으로 중국 한족보다 서로 더 가까운 집단이다. 북중국을 지배했던 금나라의 시조는 신라 출신이라고 중국 사료들은 적고 있다. KBS는 2009년 한민족과 만주족의 역사적 근친성을 잘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 “만주대탐사 2부작 2부 금나라를 세운 아골타, 신라의 후예였다”를 제작하였다. 아래의 사이트에서 이를 시청해 보기 바란다: http://www.dailymotion.com/video/x2dyoq3 혹은 https://www.youtube.com/watch?v=_-hU6C0VSOY&list=PLCUvMJmhd5WwPxiWrf2uYIFztLxAsZCqU&index=1

끝으로, 우리는 “한국은 과거 중국의 일부였다”라는 중국인의 주장에 다음과 같은 논리로 맞서야 한다: “과거 중국을 지배했던 북방 기만민족들은 현대 중국인의 조상이 아니다. 우리가 종종 고개를 숙여야 했던 대상은 중국 한족이 아닌 주로 북방 기마민족들이 세운 나라들이었다.” 우리 스스로 영화 “최종병기 활”이나 “남한산성” 그리고 드라마 “기황후” 등에 등장하는 청나라의 만주족과 원나라의 몽골족을 중국인과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너희 한국인은 우리 (청나라)에게 백 년 전까지도 조공을 바쳤지?”라고 말하는 중국인 동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 주었다: “우리는 만주족에게 조공을 바치는 데 그쳤지만 너희 중국은 아예 식민 지배를 받느라 큰 고통을 겪었지?” 그러자 그 친구는 아무 말도 못했다. 중국인 지인이 습근평처럼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라고 말한다면 “오히려 중국이 몽골의 일부 아니었나?”라고 응대하기를 권하며 이 글을 마친다.

 

캐나다 온타리오 지역 한국학교의 한국어 교육 현황과 향후 과제 연구 방향

연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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